[김수철의 국제조세 TALK] 한국 지사 설립, 연락사무소 등록하면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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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한국에 온 제임스는 미국계 제조기업의 영국 지사 직원이다.
한국 지사를 설립하는 것부터 한국 기업 담당자들을 만나 제품 가격이나
수량에 대한 영업 관련 업무를 할 예정이다.
외국계기업이 주로 입주해 있는 공유사무실 계약까지 마쳤다.
얼마 전 제임스는 법무사에게서 한국에 지사를 만들려면 연락사무소, 영업소,
현지법인 중에 선택을 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한국지사가 하는 업무가
단순하다고 하니 연락사무소 형태를 추천받았다.
연락사무소로 신고도 했고 고유영업증이라는 것을 받아 임대료 세금계산서도 발급받았다.
미국 본사로부터 송금을 받아 사무실 운영을 하는데 주로 식대, 소모품비,
임대료에 대한 증빙을 본사로 보내고 자신의 급여도 받아 가고 있다. 급여를 받을 때마다
급여관리 회사를 통해 매월 근로소득에 대한 원천세도 신고하고 있다.
절차대로 신고했기 때문에 별 다른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최근 공유오피스에 있던 다른 외국계기업 연락사무소가
최근 국세청으로부터 세무조사 비슷한 것을 받게 되었다는 말을 듣고 불안해진
제임스는 국제조세 업무를 하는 세무사를 찾았다.
연락사무소도 법인세 신고를 해야 할 수도 있다.
상담 결과 제임스의 한국지사는 법인세 신고를 해야 하는데 이를 누락했을 리스크가 있다.
국세청은 미국 본사에서 한국 기업에 수출하고 있는 제품 매출액을
연락사무소의 매출로 보아 법인세를 과세하려고 할 수 있다.
한국지사의 설립 형태가 연락사무소이고 단순히 연락 업무만 했다고 주장하더라도
제임스는 영업에서 가장 중요한 가격과 수량에 대한 의사결정 권한을 갖고 영업 활동을 수행했기 때문이다.
이런 사례는 외국계기업이 한국에 진출하는 동안 가장 많이 발생하는 세무 리스크 중에 하나이다.
일례로 1980년대 연락사무소 또는 영업소의 형태로 한국에 진출했던 글로벌 제약회사들은
한국에 설립한 영업소의 영업 활동을 통해, 약품을 국내로 수입하여 유통하고 이에 대한
영업수수료만 수입으로 신고했다.
그러나 국세청은 영업소의 영업활동 범위를 넓게 보아 매출 전체를 법인세 수입금액으로 봐야 한다고 지적했고,
이후 영업소들은 현지법인으로 설립형태를 바꿔 고정사업장 범위로 인한 불필요한 오해를 줄여야 했다.
외국계기업을 설립할 때 3가지 종류의 형태(legal entity)가 있다.
먼저 연락사무소(Liaison office)는 단순히 연락을 하는 사무실로서 독자적으로 매출을 위한
활동을 못하기 때문에 운영자금을 외국계기업 본사로부터 송금 받아 운영하는 형태다.
반면 영업소(Branch office)는 신고한 업종에 대하여 영업활동은 할 수 있고,
운영자금을 외국계기업 본사로부터 송금 받아 운영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현지법인(Subsidiary)은 자체적으로 영업을 하고 자체적으로 자금을 투자받거나 대출을 받아 운영해야 한다.
이 때 국제조세 리스크가 발생하는 부분은 '고정사업장(business place)'의 범위를
어디까지 보느냐에 달려 있다. 고정사업장이란 외국계기업이 사업을 수행하는 장소를 의미한다.
연락사무소는 자체적인 영업활동이 없기 때문에 고정사업장으로 보지 않는다.
그러나 과세당국이 연락사무소의 업무를 영업활동으로 보게 되는 경우에는 법인세 과세 문제가 발생한다.
한편 영업소는 영업활동을 특정하여 신고하게 되는데, 이 범위를 넘어가게 되는 경우
수입금액이 당초 신고하였던 것보다 더 커지게 된다.
다시 설명하면, 국내에 진출한 외국계기업의 활동을 넓게 보아 고정사업장의 범위를 넓게 볼수록
한국 과세권은 확대되어 법인세 수입금액 신고액은 증가한다.
반면 고정사업장의 범위가 줄면 과세권 역시 축소된다.
따라서 각 국가는 해외에 진출할 때 조세조약을 통해 가급적 고정사업장의 범위를 축소하려고 노력한다.
조세조약이 국내법보다 우선되기 때문이다.
최근까지도 설립 형태에 대한 이슈가 발생하는 이유는 외국계기업 입장에서
처음 국내 진출 단계에서 현지법인을 설립하는 것은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이다.
연락사무소는 사업자등록증이 아닌 고유번호증을 발급 받아 단순히 임대료 같은 사무실 운영에 대한
세금계산서를 발급받거나 직원 원천신고 등 최소한의 회계 내지 세무 업무를 진행하기 때문에 비용이 적게 든다.
반면 현지법인은 대외적인 이미지도 있기 때문에 사무실 규모나 직원 규모가 커져
고정비 지출이 크고, 법률, 노무, 세무 등 관련 자문비용 역시 몇 배로 나가게 된다.
따라서 독자적인 영업활동이 시작되기 전에는 연락사무소를 선호하기 마련이다.
출처 : 이코노믹리뷰(https://www.econovil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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