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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父子) 세무사 왜 20일간 와이너리 해외투어 나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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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댓글 0건 조회 1,064회 작성일 24-06-07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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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무사업 40년 김성일 택스케어 회장, 간암 수술 뒤 아들과 호젓한 유럽행
둘만의 여행에서 연민과 존중·배려 샘솟아…“아들의 자상한 가이드 고마워”

 

세무법인 택스케어 김성일.김수철 부자(父子) 세무사가 20일간의 유럽 와이너리 투어 중 환하게 웃으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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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보르도 지방의 와이너리에서 김성일 세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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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보르도 지방의 와이너리에서 김수철 세무사.



“봉사 차원의 해외 출장과 달리 이번 여행은 정말 특별했다. 평소 관심이 많았던 유럽의 광활한 포도밭과 유명 와이너리를 아들과 속속들이 둘러봤다. 함께 구경하고, 같이 잠자리에 드는 일정이 너무 좋았다. 그러면서도 아쉬움과 안타까움이 여행 내내 떨쳐지지 않았다.”

나이 50에 가까운 아들과 둘만의 유럽여행을 다녀왔다는 김성일 세무사(세무법인 택스케어 회장). 그가 몇 번씩 ‘안타깝다’는 표현을 써가며 되뇐 말이다. 그가 말한 아들은 택스케어 대표인 김수철 세무사. 세무업 40여년의 노(老) 세무사는 아들과의 여행에서 왜 아쉬움과 안타까움을 느꼈을까?

두 부자(父子) 세무사는 지난 5월 초부터 20일 동안 이탈리아와 프랑스로 와이너리 투어에 나섰다. 원래 이 여행 일정은 지난해 4월로 잡혀있던 것이었다.

1986년 국세청 퇴임 후 거의 40년 세무사업을 영위한 아버지를 위해 김수철 대표가 마련한 일종의 ‘위로’ 여행 계획이었다. 평소 아버지가 좋아하고 즐기는 이탈리아와 프랑스 와인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유럽 현지를 다니면서 직접 보여드리고자 해서다.

김 대표는 “와인 때문이 아니더라도 더 늦기 전에 아버지와 오붓한 시간을 보내며 속 깊은 얘기를 나누고 싶었다”고 둘만의 여행 계획을 세우던 상황을 되새겼다.

그런데 지난해 3월 유럽 여행을 한 달 앞두고 문제가 생겼다. 아버지가 건강검진에서 간암 판정을 받았던 것. 당연히 여행은 취소됐다.

“생각지도 못한, 그야말로 청천벽력이었다. 수술 후 초조와 긴장으로 1년간 경과를 지켜봤다”는 김 대표는 “지금 못가면 후회할 것 같아 다시 준비해 올 5월에 아버지와 여행을 떠났다”고 했다.

1년 전 아버지의 간암 수술을 지켜보면서 김 대표는 그간 고수해 온 매출 성장 위주의 세무법인 운영도 이익 중심의 부가가치가 높은 서비스로 구조조정에 나선 것이다.

2014년 아버지와 함께 세무법인 택스케어를 설립한 이듬해인 2015년 5월 500개였던 소득세 신고가 매년 꾸준히 증가해 지난해(2023년)에는 5천개까지 늘었다고 했다. 그러니 5월은 한 달 내내 거의 집에 못 들어가고 하루 18시간씩 매달려야 했단다.

그렇게 신고를 마치면 건강을 자신하던 그도 한 달간 몸살을 앓고, 완전한 몸 상태로 되돌리는데 반년씩 걸리곤 했다고 김 대표는 토로했다. 세무법인 키우기에 달려온 10년이 그의 심신을 피폐할 대로 피폐하게 했다는 것이다.

그래서 아버지의 간암 수술 이후 사업 조정에 돌입, 올해는 소득세 신고를 1천개 정도로 줄였다고 했다. “5천개를 하다 1천개만 한다고 생각하니 ‘유럽에 가서도 가능하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마음이 가벼웠다”고 그는 회고했다.

아버지는 물론 김 대표 자신도 세무사였기에 이제껏 한번도 5월에는 여행을 해본 적이 없다. 따라서 이번에 현지 기후가 제일 좋다는 5월 초에 이탈리아와 프랑스로 떠나자고 아버지를 설득했다는 것. “다행히 아버지는 즐겁게 일정을 소화하고 크게 만족해 하셨다”면서 “왜 이제야 이런 시간을 냈는지 아쉬움이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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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보르도 지방의 한 와이너리 숙성고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는 김성일.김수철 세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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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일·김수철 부자(父子)는 끼안티와 브로넬로디몬탈치오(이하 ‘BDM’)으로 유명한 이탈리아 중부 토스카나지방(3곳)과 메독과 생떼밀리옹으로 유명한 프랑스 보르도지방(5곳), 샴페인 산지인 상파뉴지방(2곳)의 와이너리를 집중적으로 탐방했다.

물론 유럽 고대문명의 꽃인 로마와 근대문명의 중심인 파리, 와이너리 주변 도시의 건축물, 박물관과 미술관을 들러 그들의 생활상도 간접 경험했다.

김성일 회장은 와이너리 투어에서 아들이 아버지의 와인에 대한 모든 궁금증(역사, 포도선별, 양조, 숙성, 마케팅 등)을 풀어주려고 무진 애를 썼다고 은근히 자랑한다. 자신을 배려해 조금이라도 무리되는 일정은 빼고 다시 조정하는 바람에 미안한 마음이 많았다고 했다.

아버지가 특별히 좋아하는 이탈리아 토스카나 지역의 ‘BDM’ 와인에 대해 알아보려 몬탈치노 두 곳과 인근 몬탈풀치아노 한 곳만 콕 집어 방문하는 식이다.

첫 번째로 찾은 곳이 몬탈치노의 일명 ‘모차르트 와이너리(Il Paradiso di Frassina)’다. “와인모임에서 들었는데 이태리에 모차르트 음악으로 포도를 키우는 와이너리가 있다더라”라는 아버지 얘기를 김 대표가 기억했다가 몬탈치노에 도착한 후 급하게 연락을 하여 닿은 곳이다.

방문 전 아들이 전화하니 설립자는 부재중이고 아내가 그들을 반갑게 맞았다. ‘한국에서 여길 어떻게 알고 왔냐’는 표정으로. 그가 설명한 와이너리의 역사는 이랬다.

밀라노에서 변호사를 하던 남편(Carlo Cignozzi)는 아코디언 연주를 하는 음악 애호가였다. 어느 날 음악이 식물에 미치는 영향에 관심을 갖더니 그 생각이 와인에까지 나아갔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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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차르트 음악 감상(?) 중인 김성일 세무사.


2000년에 폐허로 방치된 시골집을 구입해 포도 농장을 일궜고 피렌체대학교, 피사대학교 연구팀과 공동으로 연구해 그와(음악-포도) 관련한 논문을 내기에 이르렀다.

“기적이 일어났다”고 그의 아내는 말했다. 세계적 명품 스피커업체인 ‘보스’에서 스피커 100대를 스폰한 것이다.

그렇게 포도밭엔 음악이 울렸고, 2008년부터는 오직 모짜르트 음악만 튼다고 했다. 연구 결과 포도껍질이 두꺼워져 풍미가 더 있고, 해충 짝짓기를 방해하는 효과로 병충해에 강한 와이너리가 되었다는 게 ‘모차르트 와이너리’ 측의 설명이었다.

“독특한 와이너리의 역사 때문인지 ‘묵직하면서도 실키한 부드러움이 좋았다’”고 김 대표는 와인테스팅 당시의 느낌을 표현했다. 아버지 김성일 회장도 “명품의 풍미가 느껴졌다”고 공감했다.

“진작에 좀 더 잘 보살필 걸”... “왜 이제 아버지와 시간 냈는지”

이런 식으로 두 부자(父子)는 때론 농장과 와이너리 규모에 놀라고, 한편으론 오묘하고 섬세한 향에 취하며 와이너리 10곳을 속속들이 탐방했다. 김 회장은 “미국에서 석사학위를 받은 아들이 언어적 소통에 문제가 없어 설립자로부터 와이너리의 숨겨진 역사, 뒷얘기를 상세히 들을 수 있어 더 좋았다”며 대견함을 숨기지 않았다.

김수철 대표는 서울대 경영학과와 대학원을 졸업하고 미국 펜실베니어주립대에서 응용통계학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유학 후 경영컨설팅 회사에서 촉망받는 컨설턴트로 활동하다 2013년 아버지 권유로 세무사시험에 합격해 세무사로 거듭났고, 이듬해 부친과 세무법인 택스케어를 설립했다.

이어 김성일 회장은 “여행을 하다보면 여러 상념이 생기는데, 이번에는 좋으면서도 짠한 생각이 자꾸 들었다”고 했다. “왜 진작 더 잘해주지 못했나 하는 아쉬움과 안타까움이 여행 내내 마음을 붙잡았다”고 털어놨다.

“여태껏 살며 20일간 아들과 지낼 일이 없었는데 일상을 같이 하며 나 자신의 살아온 족적을 돌아볼 수 있어 좋았다”며 아들과의 여행에 큰 만족감을 표했다.

“프랑스 보르도 지방처럼 와인 산지는 와인뿐만 아니라 골프의 천국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기회가 되면 가족들과도 이번에 못 가본 다른 와인 산지(프랑스의 보르도와 스페인 리오하 지역)에 가서 골프도 치고 맛있는 와인도 즐기는 여유있는 여행을 하고 싶다”는 그의 얼굴에 편안한 미소가 번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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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정다운 얘기를... 보르도 지방 와이너리에서 김성일·김수철 부자(父子) 세무사.



<김수철 세무사의 TIP> 와이너리 투어 예약 방법

평소 좋아하는 와인의 와이너리를 구글지도에서 검색한 다음, 홈페이지에 들어간다. 투어 예약이나 숙박 예약 탭을 클릭하면 예약 가능한 시간을 볼 수 있다.

보통 현지어와 영어 투어 2가지가 있는데 영어 투어를 신청하더라도 미리 홈페이지에서 내용을 숙지하고 가면 큰 어려움 없이 투어가 가능하다.

투어는 통상적으로 포도밭, 양조장, 저장고, 테스팅룸으로 이어지며 포도밭이나 양조장이 먼 곳은 저장고와 테스팅룸에서 설명을 듣게 된다. 투어 비용은 3잔에서 6잔까지 제공되는 와인 잔 수와 프리미엄급 와인과 치즈 제공 여부에 따라 약 3만원에서 8만원까지 다양하다.



출처 : 日刊 NTN(일간NTN) (http://www.intn.co.kr)